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What I Know for Sure) - Oprah Winfrey -
오프라를 처음 본 건 가장 오래된 기억을 살려보면 아마 내가 9~10살쯤 되었을 때일 것이다. 나는 당시 뉴저지에 거주 중이었고, 막 영어를 걸음마 단계로 배워나가는 참이었다. 오프라 윈프리 쇼는 당시에도 미국의 가장 인기있고 영향력있는 토크쇼였고, 부모님은 종종 그의 채널을 보고 계셨다. (어느 방송사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난 그저 저 흑인 여성이 하는 말이 뭘까 무척 궁금했고, 그의 첫 인상은 '약간 차가워 보인다'였던 것밖에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나의 영어 수준으로 간신히, 그러나 꽤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던 말은 고작 "We will be back after these messages"였다. ㅎㅎ
미국에서 돌아와서도 오프라의 쇼는 롱런 히트 토크쇼로 꾸준히 군림하였고, 그는 power celebrity로서 자신의 입지를 날이 갈수록 굳건히 다져갔다. (참 좋은 일도 많이 한다는 얘기도 종종 들려왔고...) 그가 힘든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는 사실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에 밝혀졌고, 그 역경을 딛고 이렇게 엄청난 인물로 거듭났다는 것이 또다시 수많은 사람들에게(나를 포함) 참으로 깊은 울림을 가져다주었다. 난 사실 오프라 쇼를 몇 번밖에 보지 않았고, 그래서 그를 잘 알지 못하지만, 그가 하는 말은 이상하게 마음 속에 공명이 된다. 아마도 그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쌓은 인생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주변에 자연스럽게 오랜 친구처럼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그가 유일하게 직접 쓴 책이라고 한다. 실은 영어 원서로 읽어보고 싶었는데, 우리 회사 독서회의 선정 도서로 뽑히는 바람(?)에 번역본으로 접하게 되었다. 내용은 이미 눈치챘겠지만, 그의 인생과 만난 사람들, 그리고 거기에서 그가 느낀 삶의 축복에 대한 것이다. 물론 읽는 사람에 따라 (나도 어떤 내용은) 뻔한 얘기를 써놓았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삶에 대한 사랑과 불굴의 회복력, 그리고 이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낙천적인 가치관은 모두에게 분명 귀감이 되리라.
오프라는 인생의 일곱 가지 행복을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기쁨(Joy), 회생력(Resilience), 교감(Connection), 감사(Gratitude), 가능성(Possibility), 경외(Awe), 명확함(Clarity), 힘(Power)
일곱 가지 모두 공감이 팍팍 가는 주제들이지만, 나에게 지금 당장 절실히 필요한 건 가능성(Possibility)이 아닐까!
그의 책에서 좋았던 문구를 모아보았다. (옆에는 감상~)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온전하게 살겠다는 선택을 하자. 그렇게 당신의 여행은 시작된다.
독서는 우리의 존재를 열어준다는 것을 나는 확실히 안다. 독서는 우리가 자신을 드러내며, 우리의 정신이 흡수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접근할 방법을 선사한다. 책 읽기를 통해 더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을 수 있다. 독서는 우리가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 준다. ('존재를 열어준다'는 표현이 참 멋지다! 번역 굿~ ^^)
친구와 함께 좁은 공간에 갇혀 열하루를 보낸 후 웃으며 그곳에서 나올 수 있다면, 당신과 그 친구는 진정한 벗이다. (왜 열하루이냐면, 오프라가 친구 게일과 열하루 보낸 에피소드가 있기 때문. 내 기준으로는 일주일 정도?)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가장 흥분되는 모험은 바로 자기가 꿈꾸는 인생을 사는 것이다. (300% 공감!)
꿈은 크게 꾸자. 아주, 아주, 크게 꾸자. 열심히 노력하자. 정말, 정말, 열심히 노력하자.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후에는 당신보다 더 큰 그 힘의 존재에 모든 것을 오롯이 맡겨 보자.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내게 생긴 일 중에 최고의 일이다. 지금 내가 몇 살이든 상관없이 나는 현재의 내 나이에 이를 수 없었던 이들에 대해 생각한다. 지상의 삶에 어린 아름다움과 장엄함을 깨닫기도 전에 이 땅에서 불려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아... 대박이다. 그도 이런 생각을 했다니! ㅠㅠ 나 역시 '내 나이까지 살아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있겠지'라는 생각을 가끔 하는데)
“우리는 영적인 경험을 겪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경험을 겪는 영적인 존재다” -Pierre Teilhard de Chardin-
(발상의 전환. 충격적이었다)
“비행기의 산소마스크 이야기 아시죠? 자신이 먼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없어요”
(역시 내가 비행할 때마다 항상 기내 안전 영상을 보면서 드는 생각. 내가 먼저 써야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구나...)
“아침에 잠이 깨면 오늘은 무엇을 할지 나 스스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다들 너무 당연해서 지나치지만 엄청난 축복)
배움을 멈추면 성장도 멈추게 된다. 그리고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우주에게 ‘나는 이미 다 했어요. 내겐 새로운 게 필요 없어요’라고 말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당신이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